서두에 말하자면, 정확히는 내 명의로 된 건물이 아니다.
그냥 내가 키우는 강아지들과 살기 좋은 곳을 찾아,
전국의 지도를 찾아보다가 적당한 가격, 수도권의 인프라, 반려동물 친화적
무엇보다 다문화(multi-cultural) 커뮤니티에서 살고싶은 생각이 있었다.
이태원?
아니 내가 가진 자산으로는 턱도 없다.
숨만 쉬면서 살아가다가 없어질거다.
그러다가 문득 미군부대가 있는 평택이 떠올랐다.
그렇게 평택으로 이사를 왔다.
나는 형이 있다.
사고로 인지가 사라지고, 죽을 날을 기다리는 형.
사고 보상금으로 작은 건물 하나 살 정도는 돈이 됐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형이 죽을때까지는
병원비 등에 돈이 꾸준히 들어가니깐 대책이 필요했다.
이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재테크는 딱히 없다.
"성년후견인"이라는 족쇄 때문에 은행에 넣어두는 것 말고는.
고민끝에 형 명의로 작은 원룸 건물을 구매했다.
이곳에서는 그 건물을 관리하면서 생기는 일들을 기록하려고 한다.
그냥 내가 보려고.
이런 관리도 안하는 블로그에 누가 온다고 말야.
건물을 사면서도 참 사실관계 파악하는게 어렵다.
건물을 매도하는 양도인이 임대차 계약서도 주지 않았다.
잔금 치르는 날 놓고왔다는 참 편한 이유였다.
공인중개사가 사본으로 찍어둔 흐릿한 임대차 계약서.
이게 내가 가진 전부이다.
건물을 사자마자 어느 부동산에서 연락이 왔다.
"건물 새로 매입하셨다면서요? 임차인이 내일 퇴실하기로 되어있어요. 보증금 준비되셨나요?"
외국인 임차인이었다.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온 아들을 하나 둔 여자.
미국에서도 살아봤지만, 아프리카 사람들은 기후적인 특성으로 환기를 안한다.
그게 문제가 됐다.




방에 들어가마자 곰팡이가 한가득이었다.
왜 그런지 물어보자, 아프리카 억양으로 말한다.
"(전)임대인한테 얘기했다. 내 책임 아니다."
건물의 잔금을 치르고 단 하루만에 공실이라니? 머리가 아파왔다.
게다가 이렇게 문제가 있는 집이라니!
결로로 생긴 곰팡이라면 임대인이 당연히 책임져야겠지.
아프리카 출신 임차인은 그렇게 주장한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기존에 건물을 관리하시던 관리인께 물어봤다.
건물의 양도양수가 끝났기 때문에 중간에 끼는것이 상당히 불편해 하신다.
이해한다.
보아하니, 이 임차인은 작년 7월에 임대차를 계약하고 들어왔다.
그리고 곰팡이가 이렇게 피었다고 보낸 것이 작년 11월.
이건 무조건 7월부터 여름 내내 무더운 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에어컨을 최대로 틀어놓고 환기도 안하고 지낸 탓이다.
결로- 임대인의 책임 -이라면 겨울에 곰팡이가 필거니깐.

화장실도 문제다. 곰팡이가 가득 폈다고 수세미로 박박 문질러 버렸다.
타일이 모두 망가졌다.
타일이 다 잘 붙어있기 때문에, 그냥 도색을 할까 생각한다… 방수페인트로…
사자마자 일이 참 많다.
내 건물도 아닌데, 내 돈도 아닌데.
임차인과는 얘기가 잘 되었다.
영어를 곧잘하는 탓에 얘기가 통했다.
한국에서 영어가 통하는 임대인이 없어서,
문제가 생길때마다 답답했다고 한다.
원상복구하는데 총 비용이 60만원정도 들어갈 예정이다.
(도배, 몰딩 파손, 화장실 도색 [인건비 제외])
이쪽 지역의 관례로 퇴실시에 20만원의 청소비를 받는다.
다 청구하기는 그렇고, 그냥 50만원만 공제하기로 했다.
다행히 그정도 손해라서 감사하다는 말을 연거푸한다.
당한건가?
뭐 어때.